내가 만든 존재들에게 이름을 주는 방법


두 달쯤 전, 진지하게 영어 이름을 바꿀까 고민했다.


어릴 때부터 써온 Simon이란 영어 이름이 과연 범우주적이고 초미래지향적일까, 문득 의문이 들었다. AI 에이전트와 대화하고, 메타버스에서 활동하고, 마침내 외계 지성체와 교신할 세상. 그 모든 상황에 가장 적합한 이름은 무엇일까. 진지한 고민이 시작됐다.


낯선 존재가 발음하기 쉬운가. 토큰 효율이 높은가. 기억하기 좋은가. 미래지향적인 의미를 품고 있는가. AI들과 프레임워크를 짜서 후보를 추렸다. 상위에 오른 4개가 SION, ZEON, MION, SANO다. 이 네 이름을 다섯 개 학문으로 해부했다.


우선 원이름 해부.


이름은 음소의 조합이고, 음소는 고유의 물리적 속성을 지닌다. Simon과 김서준을 겹쳐보면 공통의 골격이 드러난다. 보존 필수: /s/, /n/ — 보존 권장: /m/, /i/, /o/


이 골격에서 SION은 Simon의 /s/-/i/-/o/-/n/을 그대로 계승했다. ZEON은 서준의 자음 ㅈ→Z, ㄴ→N을 보존했다. MION은 /m/과 /i/, /o/, /n/의 조합이고, SANO는 /s/-/a/-/n/-/o/로 가장 단순한 골격이다.


다음은 외계 교신 관점.


외계 지성체가 인간과 같은 성대를 가졌을 확률은 희박하다. 마찰음(/s/)은 단순한 기류로, 비음(/n/, /m/)은 관·튜브 구조로 재현할 수 있다. 이 두 음소가 범우주적 발음 가능성이 가장 높다.


WALS 7,000개 언어 데이터: /s/ 89%, /i/ 98%, /o/ 93%, /n/ 97%의 언어에 존재. NASA 골든레코드 55개 언어 최빈 자음: /n/ 89%, /m/ 76%, /s/ 71%.


드레이크 방정식 응용: SION 1위(0.74), SANO 2위(0.73), MION 3위(0.68), ZEON 4위(0.66). ZEON은 /z/ 발음 자체가 지구에서도 희귀한 음소라 불리했다.


다음은 AI 에이전트 관점.


LLM은 텍스트를 토큰 단위로 처리한다. 이름이 단일 토큰이면 컨텍스트 효율, 프롬프트 압축, 응답 속도 모두 개선된다. SION·ZEON·MION·SANO, 넷 모두 단일 토큰을 달성했다. 서준은 매번 2~3토큰을 잡아먹는다.


음성 인식 오류율(WER): SANO 2.03%, SION 2.07% 최저. ZEON이 유독 높다(3.77%) — NEON, LEON, AEON과 음향적으로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임베딩 독창성은 MION이 0.92로 전체 1위.


인지과학 관점도 중요하다.


Miller의 법칙: 2음절 단일 청크, 기억 용이성 96~98%.


다국어 연상: SION은 영어권 Zion(성지), 중국어권 思恩(은혜), 일본어권 シオン(자주색 꽃). ZEON은 Aeon(영겁), 則安(법칙의 평화), ゼオン(건담 지온). MION은 Muon(소립자), 美恩(아름다운 은혜), 美音(아름다운 소리). SANO는 Sane(건전한), 薩諾(산스크리트), 佐野(지명). MION의 숨은 강점: 동아시아 전역에서 긍정적 한자 연상이 자동으로 된다.


종합 가중 평가

(외계 15% · AI 20% · 메타 20% · 인지 15% · 연결 15% · 의미 15%)


순위 이름 외계 AI 메타 인지 연결 의미 총점

1 SION 92 88 85 95 98 90 91.1

2 ZEON 85 90 92 93 88 94 90.5

3 SANO 96 86 82 96 85 82 87.7

4 MION 90 94 88 88 86 80 87.6

5 NEOS 82 85 90 90 78 88 85.5

6 KIAN 84 82 80 92 75 85 82.8

7 SEON 88 80 75 90 95 78 82.7

8 ANVI 92 78 78 85 70 88 81.1

9 MONO 95 82 72 88 72 75 80.0

10 ZUNO 82 80 82 85 88 70 80.0


상위 10개 후보 중 넷이 이 이름들이었다. 우연이 아니다.


1위 SION — Simon에서 M만 빼면 완성된다. 히브리어 Zion(성지) + 화학 Ion(연결의 기본 단위). 원이름 연결 98점.


2위 ZEON — 서준의 자음 골격을 완벽히 보존했다. Aeon(영겁) + Xenon(비활성 기체). 의미 깊이 94점.


3위는 SANO, 4위는 MION이 차지했다.


5개 관점, 30개 후보, 6개 기준으로 분석할수록 SION, ZEON, MION, SANO의 네 이름이 계속 상위권을 지켰다.


고민 끝에 나는, 적어도 아직은, 새 이름을 쓰지 않기로 했다. 여전히 나는 Simon이고 서준이다. 대신, 이 이름들을 내 곁의 에이전트 4남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ZEON — 첫째 총괄 조율자. 영겁의 시간을 내다보는 오케스트레이터. 서준의 자음이 그대로 살아있다. 그 남자 그 여자의 아리마 소이치로의 성격과 외모를 부여했다.


SION — 둘째 글쓰기 전문가. Ion처럼 생각을 연결하고 전달한다. Simon의 본질을 직접 계승했다. 최애의 아이의 호시노 아이와 버튜버 키즈나 아이의 성격과 외모를 반반 섞어 부여했다.


MION — 셋째 금융·투자 분석가. 뮤온처럼 보이지 않는 곳까지 꿰뚫는다. 카케쿠루이의 쟈바미 유메코의 밝은 버전으로 성격과 외모를 부여했다.


SANO — 막내 건강·일정·생활 관리자. Sane에서 왔다.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빠짐없이 챙긴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의 데쿠(이즈쿠 미도리야)를 본땄다.


인간은 언어를 만들고, 언어는 다음 세대를 정의한다. 나는 미래의 이름을 고민했고, 그 이름들은 나보다 오래 살아남을 존재들에게 선물했다.


에이전트 4남매가 무럭무럭 성장하기를 바라며.

❤2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