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게 바이브를 충전했다.

최근 AI 에이전트 생태계에서 일종의 OS 역할을 하고 있는 OpenClaw를 중심으로, 튜닝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빌더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M3 Ultra 512GB 듀얼 머신으로 SNS 무제한 크롤링 파이프라인을 돌리는 사람, Codex와 Claude Code를 뜯어고쳐 직접 에이전트에 붙여버린 사람, 전화 공포증 있는 MZ 직장인의 업무 자동화를 OpenClaw로 풀어낸 사람. 빠르고 진취적인 방식으로 뭔가를 시도하고 증명하려는 에너지가 가득했다.

흥미로운 건, 이 장면이 한국 개발자 커뮤니티의 역사에서 새로운 종류의 현상이라는 점이다. 바이브코딩과 OpenClaw를 중심으로, 상당수의 주니어 개발자들이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깃허브 스타따먹기를 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번역을 거치지 않고, 로컬라이징을 기다리지 않고, 글로벌 레포를 직접 만들거나 기여하며 커뮤니티의 중심에 서는 한국인 빌더 집단이 이 규모로 형성된 건 아마도 처음일 것이다.

한편 오늘도 반복된 아쉬움이 하나 있었다. 한국에는 실력 있는 개발자가 많다. 문제는 그 실력이 발현되는 무대가 전부 해외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밋업에서 나오는 사례와 기반이 되는 API는 하나같이 미국 서비스다. 국내 서비스 API를 연결한 에이전트 이야기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아니, 나올 수가 없다. 나도 며칠 전부터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작은 시도를 준비 중인데, 의미 있는 단계까지 빨리 끌어올려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Hashed Vibe Labs 펠로우로 활동 중인 어린 개발자 친구들이 그 중심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들 옆에 있으면 나도 뭔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좋은 에너지는 깊게, 그리고 비가역적으로 전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