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mini 3.5의 "Snow Bunny" leak으로 X가 시끄럽다. 언뜻 보면 "이게 진짜면 게임 끝 아니냐" 싶은 장면들이 튀어나오지만, 차분히 한 발 물러서 생각해보면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솔직히 말해, 지금 선두권 모델을 만드는 회사들의 연구실 버전은 다 이 정도로 미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연간 100조 원대 자본을 태워가며 경쟁하는 구도에서 특정 회사만 갑자기 초월적 성과를 냈다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이런 leak 자체가 의도된 시그널일 가능성도 농후하다. "우린 여기까지 와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과 경쟁사 모두에게 던지는 식의. 지금의 선두권 모델 시장의 경쟁은 크립토 시장 만큼이나 attention을 못얻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치열한 마케팅의 전장이기도 하다.


Google이 유리한 지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체급, 데이터, 인프라, TPU, 현금 흐름. 반대로 불리한 지점도 정확히 같은 곳에서 나온다. 그 체급이 요구하는 책임감, 그리고 그 책임감이 강제하는 AI의 안정성과 완성도의 기준.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회사가, 가장 조심스럽게 달려야 하는 역설이다.


OpenAI는 선발주자 브랜딩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GPT = AI"라는 등식은 여전히 대중의 머릿속에 남아 있지만, 문제는 그 등식의 유효기간이 매우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


Anthropic은 코딩 영역에서 진일보한 패러다임을 열었다. 다만, Claude Code의 현재 상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조차도 "이 우위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기 어렵다. 기술적 우위와 사업적 해자는 다른 문제다. 클로드봇 퇴출 사태 등 현재의 개발자 에너지를 개방형 생태계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도 매우 큰 리스크.


xAI의 Grok은 일런의 의지가 그대로 느껴진다. X를 도배하고 있는 비키니 프롬프트 등 경쟁사들이 조심스럽게 피해가는 영역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존재감을 만든다. 순수한 기술 경쟁이라기보다는 문화 전쟁에 가까운 포지셔닝이다. 가장 무서운 점은 개발자들을 기꺼이 퇴근하지 못하게 만드는 종교적인 가스라이팅 문화. Grok4 런칭을 앞두고 사무실을 가득 채운 텐트는 지금까지도 건재하다는 이야기를 건너들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Grok 면접을 봤던 동생은 너도 저기서 자면서 일하면 된다고 텐트 자리를 가르쳐주면서 웃는 경영진을 보고 도망쳤다고.. (반면, Open AI는 돈많은 대기업 느낌이었다고 한다)


Gemini는 아직 명확한 브랜드 서사가 부족하다. 가장 똑똑한 AI도, 가장 자유로운 AI도, 가장 개발자 친화적인 AI도 아니다. 모든 것을 잘 할 수 있다는 건, 뒤집어 말하면 아직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이 레이스는 모델 성능의 싸움이라기보다, 어떤 세계관을 믿게 만드느냐의 싸움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엄청나 보이는 기술도 점점 수렴하며 공공재에 가까워질 것이고, 결국 진정한 차이는 서사에서 벌어질 것이다. Kimi 같은 오픈소스 기반의 LLM이 한 방에 메이저 모델들과 비등한 벤치마킹을 들고 나오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 벌어질 것이다. 1년 뒤 누가 웃고 있을까. 무엇이 가장 단단하게 오래갈 해자의 서사가 되어 커뮤니티를 락인시킬까.[


X (formerly Twitter)


Pankaj Kumar (@pankajkumar_dev) on X

Gemini 3.5: The "Snow Bunny" Leaks


  • Snow Bunny Checkpoint: Leaked internal model "Snow Bunny" builds entire apps in one go.
  • 3,000 Lines of Code: It can generate 3,000 lines of working code from a single prompt.
  • Fierce Falcon Model: New "Fierce Falcon"…
  • ](https://x.com/pankajkumar_dev/status/2016390256787112091)